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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사람을 나쁘게 만들까? 나쁜사람이 권력을 이용하는 것일까? 권력의 심리학 본문

Writing/책 리뷰

권력이 사람을 나쁘게 만들까? 나쁜사람이 권력을 이용하는 것일까? 권력의 심리학

크리에이터 NOBLE 2022. 4. 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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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 권력의 심리학
저자: 브라이언 클라스

권력이란 남을 자기 의사에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갖고 있는 강제력을 말한다. 우리가 권력을 가진자들을 상상할때에는, 대개 부패한 이미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다들 이런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권력을 가진자들이 부패하게 되는것일까? 아니면 원래 부패한 사람들이 권력을 가지고 이용하는 것일까? 책에서는 권력을 가진자, 권력을 추구하는 자, 권력과 상관없는 자를 모두 분석하여 권력의 실체를 파악한다.


남자들이 권력을 가장 쉽게 경험할 수 있는곳이 어디일까? 바로 군대이다. 군대는 분명한 계급체제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상사의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군대에는 어느곳이든 크고 작은 부조리가 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선임 생활관에 달려가서 신발을 정리하고, 이불을 개준다던가, 선임 빨래를 대신 돌려준다던가 하는 부조리 말이다.

내 선임 중 박일병이라는 선임이 있었다. 나랑 3개월정도밖에 입소시기가 차이가 안나서 위에서 말했던 부조리를 같이 당하곤 했다. 박일병은 부조리를 당하면서 말하곤 했다. "내가 상, 병장이 되면 부대에 있는 부조리를 모두 없애 버릴거야" 그리고 그는 상, 병장이 되자 부대에서 누구보다 부조리를 잘 이용하는 선임이 되었다.

내가 말한 예시만 보면 계급(권력)이 사람을 부패하게 만드는게 분명한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케이스만 가지고 모든 경우를 일반화 할 수는없다.

책에서는 두 그룹을 상대로 한 실험이 나온다.

한 그룹은 '감옥 생활에 대한 심리학 연구에 참여할 남자 대학생 모집' 이라는 주제로 사람들을 모은 후, 심리 검사와 철저한 인성평가를 진행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그룹은 '심리학 연구에 참여할 남자 대학생 모집' 이라는 주제로 사람들을 모은다. '감옥 생활'이라는 단어를 빼버린것이다.

실험 결과는 흥미로웠다.

'감옥 생활' 이라는 주제가 들어간 실험에 참가한 대상들은 일반적인 연구에 자원한 사람에 비해 높은 '공격성, 권위주의, 권모술수주의, 자기도취증, 사회지배성'을 보였다.

다시 말해 평범한 사람도 권력을 잡으면 가학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게 아니라, 가학적인 사람이 권력을 추구한다는것을 입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권력의 심리학, 41p)

책에서는 권력을 제대로 정의하기 위해, 네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첫째, 권력을 사람을 악하게 만든다. 권력은 부패한다.
둘째, 권력이 부패하는것이 아니라, 악한사람들이 권력에 이끌린다. 권력은 부패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셋째, 문제는 권력을 쥐거나 추구하는 자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다. 우리는 나쁜 이유로 악한 리더에게 이끌리기 때문에 그들에게 권력을 '안겨주는' 경향이 있다.
넷째, 권력을 가진 개인에게 집중하는 것은 잘못됐다. 모든 것은 시스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나쁜 시스템은 악한 리더를 배출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생존자 편향에 빠져서, 권력을 분석하는것을 막기 위해 아래 예시를 제시한다.

제 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국의 통계학자들이 모여 전투에 참여한 비행기 사진을 가지고 분석했다.
독일 상공에만 다녀오면, 미국의 비행기는 꼬리, 날개, 동체에 수많은 총알 구멍이 나있었다.
그리고 장군들은 통계학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총알을 맞은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비행기의 어느 부분에 철갑을 덧대야 할까?



정답은 총알 자국이 없는 엔진이었다.
통계학자들은 총알 자국이 난 비행기들은 총알자국이 많음에도 격추되지 않고 돌아왔다는 점을 인식하고, 돌아오지 않은 비행기들을 주목하였다. 그리고 오히려 총알 자국이 많은 부분이 아니라, 총알 자국이 없는 엔진 부분을 보강하도록 권했다. 그리고 이 조치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권력의 실체를 알기 위해, 권력을 추구하고, 권력을 얻고, 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을 확률이 높다. 예를들면 독일의 히틀러 같은 사람만이 권력의 실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권력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성향부터, 어떤 자들에게 사람들은 이끌리는 경향이 있는지 등 단계적으로 분석해야 권력을 제대로 분석 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의 저자는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한 액튼경의 말을 인정한다. 네가지 가설 중 어떤쪽을 증명하더라도, 결국 권력이라는 것은 나쁜쪽으로 남용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권력이 남용되고, 부패하는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10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과제1. 지원자 풀을 늘리고 선별과정을 강화한다.
과제2. 무작위 선출로 감독 기관을 구성한다.
과제3. 사람들을 순환시켜 부당 거래를 방지한다.
과제4. 결과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까지 검토한다.
과제5. 책임감을 자주, 강하게 상기시키는 장치를 만든다.
과제6. 사람을 추상적인 존재로 여기게 두지 않는다.
과제7.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는 감각을 준다.
과제8. '감독의 초점을 지배자에게 맞춘다'
과제9. 무작위성을 통해 억지력을 높인다.
과제10. '원칙을 지키는 구원자'를 직접 만든다.

요약하면, 무작위성과, 감시를 이용하여 권력 남용을 방지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쉽다.

무작위성과 순환을 이용하는 것은 새로운 사람을 이용하여 기존의 부패와 부정을 항상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눈을 두는것이다. 새로온 사람일수록 기존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배자에게 관심을 둔다는것은 직접적으로 그 사람을 일대일 모니터링 하는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것이다. 당연히 직접적으로 감시하는것만큼의 효과는 아니지만, 감시받는 느낌을 주는것만으로도 사람은 선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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